한국 쉬는 사이 하닉 -4.35%, 오픈AI 200억 달러는 덜 번 게 아니라 다르게 셌다
한국 장이 쉬는 사이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먼저 4.35% 맞았다. 방아쇠는 오픈AI 매출이 보도보다 200억 달러 적다는 FT 기사다. 2026년 10월 8일(미국 시간) 반도체주가 일제히 밀렸다.
뜯어보면 사라진 매출은 없다. 오픈AI는 덜 번 게 아니라 다르게 셌다. 삼전·하닉의 HBM 주문서는 오픈AI 한 회사의 계산법으로 바뀌지 않는다.
FT에 따르면 오픈AI의 9월 말 연환산 매출은 약 500억 달러다. 지난달 말 여러 매체가 전한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적다. 경쟁사 앤트로픽은 클라우드 파트너를 거친 판매까지 매출로 센다. 오픈AI는 그걸 빼고 센다. 그리고 오픈AI 매출은 같은 기간 70% 넘게 늘었다.
한국 증시는 10월 9일 한글날로 쉰다. 삼전·하닉 주주는 연휴 내내 이 뉴스를 들고 다음 장을 기다린다. 오픈AI가 200억 달러 덜 벌었다는데, 삼전·하닉은 괜찮은가. 괜찮다.
오픈AI 매출 200억 달러는 정말 사라졌나?
사라지지 않았다. 오픈AI가 9월 말 기준으로 투자자들에게 알린 연환산 매출은 약 500억 달러다. 연환산 매출은 최근 매출 속도를 1년치로 늘려 본 숫자다. 이 숫자가 지난달 말 보도된 700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낮게 나오면서 'AI 매출 200억 달러 증발'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차이는 세는 방법에서 나왔다. 앤트로픽은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 같은 클라우드 파트너를 통해 판 금액까지 자기 매출에 넣는다. 오픈AI는 파트너를 거친 매출을 자기 숫자에 넣지 않는다. 같은 일을 해도 앤트로픽 방식으로 세면 숫자가 커지고, 오픈AI 방식으로 세면 작아진다.
다우존스 계열 보도에 따르면 FT 소식통은 이번 숫자가 앤트로픽과 비교할 수 있는 수치를 만들려다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 차이가 오픈AI가 200억 달러어치 판매를 잃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픈AI는 덜 번 게 아니라 다르게 셌다. 같은 기간 매출은 70% 넘게 늘었다.
700억 달러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왔나?
700억 달러는 투자자들의 계산에서 나왔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8월 매출을 400억 달러로 추정했고, 여기에 오픈AI가 밝힌 70% 성장을 얹어 700억 달러라는 숫자를 만들었다. 오픈AI 장부에서 나온 숫자가 아니라, 바깥에서 곱셈으로 만든 숫자다.
숫자가 주는 충격은 따로 있었다. 500억 달러면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 650억 달러보다 작다. 'AI 1등 회사가 2등보다 덜 번다'는 그림이 하루 만에 만들어졌다. 그런데 앞에서 본 대로 앤트로픽은 클라우드 파트너 판매까지 넣어 세는 회사다. 세는 법이 다른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순위를 매긴 셈이다.
오픈AI는 FT에 논평하지 않았다. 회사가 직접 정정하지 않으니 시장에는 '200억 달러'라는 숫자만 남았다.
그런데 왜 반도체가 제일 크게 맞았나?
오픈AI 매출은 AI 인프라 청구서를 낼 체력으로 읽힌다. 오픈AI는 1.4조 달러 기업가치로 최소 300억 달러를 더 모으는 중이다. 브로드컴은 오픈AI용 AI 칩(ASIC)에 500억 달러 넘는 조달을 추진 중이라고 WSJ가 전했다. 칩값 낼 회사의 매출이 작다는 말이 나오자, 의심은 곧장 칩으로 번졌다.
반응은 빨랐다. 나스닥100은 오후 30분 만에 3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장중 최대 4% 빠졌다. 보도 직후 정오 무렵 오라클은 4.9%, 마이크론은 4.3% 내렸다. AMD와 TSMC ADR은 3.3%, 브로드컴은 3.2% 밀렸다.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2.94%, 마이크론은 4.79% 내렸다.
같은 날 다른 짐도 얹혀 있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04달러를 넘었고, 미 10년물 금리는 5.3% 위였다. 미국 투자 매체 TipRanks는 이날 마이크론·샌디스크·SK하이닉스 약세를 두고 '새로운 악재는 없다'고 적었다.
그날 시장이 판 건 오픈AI의 장부가 아니라 분위기였다. 새 악재 없이 유가·금리·계산법 논란이 한꺼번에 겹친 밤이다.
한국은 쉬는데, 하닉은 이미 얼마나 빠졌나?
SK하이닉스 미국 ADR은 10월 8일(미국 시간) 170.50달러, 4.35% 내린 값으로 마감했다. 한국 장이 쉬는 동안 하닉 주가가 미국에서 먼저 한 번 값을 매겨 받은 셈이다. 연휴 뒤 첫 장은 이 숫자를 들고 시작한다.
한국 장은 그 전에 이미 한 번 맞았다. 10월 8일 코스피는 2.35% 내린 6,644.27에 마감했다. 반도체 업종은 1.69% 빠졌다. 오픈AI 뉴스는 한국 장이 끝난 뒤 밤에 나왔다.
삼전·하닉은 하루 사이 두 번 매를 맞는 셈이다. 두 번째 매는 장부의 숫자가 아니라 분위기가 때린 매다.
삼전·하닉 메모리는 오픈AI 한 곳에 파는 건가?
아니다. 삼전·하닉과 오픈AI를 잇는 건 2025년 10월 1일 맺은 스타게이트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다. 이 의향서에서 오픈AI의 메모리 수요는 최대 월 90만 장의 D램 웨이퍼로 제시됐다. 그리고 SK그룹 공식 발표는 구체적 공급 물량과 조건을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추후 협의로 정한다고 적었다.
이 구조가 중요하다. 의향서는 확정 주문서가 아니다. 오픈AI의 매출 숫자가 500억 달러로 바뀌었다고 해서 삼전·하닉 장부에서 빠질 확정 물량이 생기는 게 아니다. 애초에 삼전·하닉의 실적 숫자에 '오픈AI 확정 주문'이라는 칸은 없었다.
HBM(고대역폭메모리)은 AI 칩 옆에 붙어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메모리다. AI 칩을 만드는 회사 전체가 고객이다. SK하이닉스는 7월 29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주요 고객과 2027년 HBM 공급 물량과 가격을 협의하고 있고,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선 4월 23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더 센 말이 나왔다. HBM도 향후 3년치 고객 수요가 현재 생산능력을 넘어선다고 했다. 고객들의 장기공급계약(LTA) 요청이 늘지만, 공급 제약 때문에 모든 요청을 받아 주기 어렵다고도 했다. 물건이 모자라 고객을 골라 받는 쪽이 메모리 회사다.
오픈AI가 매출을 세는 방법이 바뀌어도 하닉 HBM 주문서의 숫자는 바뀌지 않는다. 주문서를 쓰는 건 오픈AI 한 곳이 아니라 AI 칩을 만드는 회사 전체다.
AI 돈이 돌고 있다는 증거는 장부에 있나?
있다. 오픈AI 기사가 나온 바로 그날, TSMC는 9월 매출을 내놨다. 9월 연결 매출은 5,118억 대만달러로 1년 전보다 54.6% 늘었다. 1~9월 누적 매출은 3조8987억 대만달러로 41.1% 증가했다. 엔비디아·브로드컴의 AI 칩을 위탁 생산하는 공장의 매출이 아직 이 속도로 늘고 있다.
삼성전자 장부도 같은 방향이다.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7.4조 원으로 1년 전보다 782.5% 늘었고, 매출은 195조 원으로 126.6% 증가했다. 시장 예상에 조금 못 미쳤다는 말이 나왔지만,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넘긴 숫자 자체가 메모리 수요의 크기를 보여 준다.
그리고 이번 논란의 주인공인 오픈AI 매출도 같은 기간 70% 넘게 늘었다. 소문은 아래를 가리켰지만, 장부에 찍힌 숫자는 모두 위를 가리킨다. 공장 매출, 메모리 이익, AI 회사 매출이 셋 다 늘고 있는 동안 'AI 돈이 마른다'는 말은 숫자로 뒷받침되지 않는다.
소문은 '200억 달러 구멍'을 말했고, 장부는 TSMC +54.6%, 삼전 영업이익 107.4조를 찍었다.
연휴 뒤 삼전·하닉 주주는 뭘 보면 되나?
오픈AI의 계산법이 아니라 삼전·하닉 자신의 장부다. 10월 29일 삼성전자 3분기 확정 실적에서 HBM 출하와 가격 얘기가 나온다.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발표에서는 2027년 HBM 물량·가격 협의 결과가 나온다. 7월에 '순조롭다'고 했던 그 협의다. 3년치 수요가 생산능력을 넘는 회사가 고객 하나의 계산법에 흔들릴 이유는 없다.
오픈AI 쪽 숫자도 결국 정리된다. 오픈AI는 최소 300억 달러를 더 모으고, 2027년 초 상장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다. 그 과정에서 장부를 더 자세히 보여 줘야 한다. 그때 나오는 건 세는 법이 통일된 숫자다. 기준이 다른 숫자 둘을 놓고 '구멍'이라 부를 일은 줄어든다.
연휴 동안 '오픈AI 200억 달러 쇼크'라는 말은 여러 번 더 들릴 것이다. 그 말이 삼전·하닉 계좌에 하는 얘기는 생각보다 작다. 줄어든 건 오픈AI가 세는 숫자이지, 삼전·하닉 공장에 들어오는 주문이 아니다.
오픈AI 쇼크는 '덜 번' 뉴스가 아니라 '다르게 센' 뉴스다. 삼전·하닉은 오픈AI의 계산법이 아니라 10월 29일 삼전 확정 실적과 하닉의 HBM 협의 결과로 봐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오픈AI 연환산 매출은 얼마인가?
FT에 따르면 2026년 9월 말 기준 약 500억 달러다. 지난달 말 여러 매체가 보도한 700억 달러보다 약 200억 달러 낮다. 오픈AI는 같은 기간 매출이 70% 넘게 늘었다고 밝혔다.
200억 달러 차이는 왜 생겼나?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AWS·구글 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파트너를 거친 판매를 매출에 넣지만 오픈AI는 넣지 않는다. 700억 달러는 투자자들이 8월 추정치 400억 달러에 70% 성장을 얹어 만든 숫자였다.
SK하이닉스는 이 뉴스에 얼마나 빠졌나?
SK하이닉스 미국 ADR은 2026년 10월 8일(미국 시간) 170.50달러로 4.35% 내렸다. 한국 증시는 10월 9일 한글날 휴장이라, 코스피 반영은 연휴 뒤 첫 장부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오픈AI는 어떤 계약을 맺었나?
2025년 10월 1일 스타게이트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를 맺었다. 오픈AI 수요는 최대 월 90만 장 D램 웨이퍼로 제시됐고, 구체적 공급 물량과 조건은 추후 협의로 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3분기 확정 실적은 언제 나오나?
10월 29일이다. 잠정 영업이익은 107.4조 원, 매출은 195조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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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자료
- Investing.com · OpenAI annualized revenue at $50bn, far below reports - FT
- Investing.com 한국어판 · OpenAI 연간 매출 500억 달러, 기존 보고치보다 크게 낮아
- Yahoo Finance · OpenAI's annualized revenue $20 billion lower than prior investor estimates
- Yahoo Finance · OpenAI Revenue $20B Below Previous Reports, ORCL, NVDA Tumble
- MarketScreener · Oracle, AMD, Others Slide After Report of Revision to OpenAI Revenue Estimate
- Yahoo Finance · Nasdaq Drops Over 300 Points After OpenAI's Revenue Comes In $20 Billion Short
- Yahoo Finance · Stock market today: Oil rises, Nasdaq leads Dow, S&P 500 lower as chip stocks sell off
- TipRanks · Why Are Micron, SanDisk, and SK Hynix Stocks Falling Today, October 8?
- TSMC (SEC Form 6-K) · TSMC September 2026 Revenue Report
- 서울신문 ·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107.4조…글로벌 빅테크 최초
- SK그룹 · SK Group Partners with OpenAI to Advance Global AI Infrastructure
- 아주경제 · [컨콜] SK하이닉스 'HBM 가격 협상 순조롭게 진행 중…D램 가격 급등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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